11. 신은 우리가 노력할 것을 바랄 뿐이다.

“신은 우리가 성공할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 우리가 노력할 것을 바랄 뿐이다.”라는 마더 테레사의 말씀처럼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요하다. 과정이 결과를 만들고, 태도가 성과를 낸다. 재능있는 사람이 아닌, 매일 자기 자신과 싸워서 이길 수 있는 사람이 꿈을 이룬다고 하지 않았던가?

기본과정을 담당할 강사 11명과 실전과정을 담당할 멘토 6명을 대상으로 과정 운영을 위한 워크숍을 가졌다.


사회적경제기업 창업 교육과정 운영 워크숍. 2020년


재미난청춘세상의 “사회적경제기업 창업 교육과정”은 과정 참가자 스스로 사회적경제를 이해하고 창업에 대한 의지를 가질 수 있도록 하자는데 뜻을 같이했다. 강사와 멘토는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앞서 배우고 경험한 것을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유쾌한 대화와 상호 존중 그리고 배려를 통해 참가자들 모두 수업받으러 오는 날이 기다려지는 과정이 되기를 바랐다.

물론 잠재하고 있는 위험은 있었다. 24주간의 교육 커리큘럼은 편성했지만, 아직 운영해보지 않아 과정이 실제로 어떻게 전개되어 나갈지는 몰랐다. 아무리 무료 교육과정이지만 과정에 참가하는 분들은 그들의 소중한 시간을 들이는 것이기에 과정 운영자로서는 최선의 교육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왕이면 과정 참가자들이 교육과정에 대해 솔직하고 적나라하게 피드백을 해줘야 과정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고, 과정 참가자들이 직접 교육 내용과 참여 소감 등을 입소문을 내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이런 여러 조건을 고려해서 창업 과정 1기생은 내가 아는 분 중, 사회적경제에 관심이 있는 분들로 모집을 했다.

2020년 3월 3일, 재미난청춘세상의 사회적경제기업 창업 교육과정이 문을 열었다. 2014년 말에 세웠던 라이프 로드맵과는 다소 차이가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지난 5년간 마음에 담았던 일을 시작하게 됐다. 문이 열려 있는 곳, 가진 것을 가장 잘 쓸 수 있는 곳을 발견하면 그 일에 엎어져야 한다. 명예나 돈 때문만이 아니다. 2014년 우연한 공명에 떨림을 얻었고, 의심하지 않고 이 길로 들어섰다. 이제 과정을 운영하며 거기에 나의 계획을 보태나가면 되는 것이다.

“널리 사람과 공동체의 이로움을 추구하라!”라는 ‘홍익인간(弘益人間)’ 정신은 우리의 건국이념이자 교육이념이기도 하다. 홍익인간이 추구하는 가치는, 모든 문명의 장치는 인간의 행복을 위해 봉사해야 한다는 ‘인본주의 사상’과 사람을 위해 봉사하는 정신을 위대하게 보는 ‘이타주의 정신’을 의미한다. 이것은 ‘사회경제적 가치’의 출발점인 동시에 궁극적인 목표이기도 하다. 그리고 나는 이러한 가치를 과정에 참가하는 분들이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도록 창업 교육과정 내에 녹여 넣었다. 저녁 늦게 수업을 오는 분들을 위해 매시간 김밥이나 샌드위치를 준비했고, 밸런타인데이나 부활절, 어버이날 등 기념일에는 사회적기업이 생산한 제품을 선물로 증정하는 이벤트도 마련했다. 사람이 가장 필요로 하는 감정은 다른 이들이 당신에게 고맙다고 여길 때의 감정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기 위해서였다.

그래서였을까? 1기 과정 참가자들 대부분이 직장인이었음에도 꼬박꼬박 수업에 참석해 줬다. 주 2회 저녁에 3시간씩 8주간 진행하는 기본과정 수업과 주 1회 3시간 진행하지만, 기본과정에 비해 깊이 있는 내용을 다루는 실전과정 수업은 부담스러웠을 텐데도 최종 출석률이 93%에 이르고 개근한 사람이 2명이나 있을 정도였다. 심지어 어떤 분은 수업받으러 오는 날이 기다려진다고 할 정도였다. 물론 교육 내용적인 측면에서 보완이 필요한 부분도 많이 있었다.

1기 참가자는 총 9명으로 40대가 3명, 50대가 6명이었다. 남자가 7명, 여자가 2명이었는데, 이 가운데 7명은 취업 중이었고 2명만이 창업을 준비하고 있었다. 대부분 사회적경제 및 사회적기업에 대한 지식이나 경험은 초보 수준이었다. 과정 전반에 대한 교육 만족도는 5점 만점에 4.53점으로 처음 시행한 교육임에도 만족도가 높은 편이었으나, 세부적으로는 과정 개선에 대한 욕구도 많았다.


사회적경제기업 창업 교육과정 개선안. 2020년


가장 대표적인 개선 요구사항은 교육 기간과 시간 그리고 어려운 이론 내용이었다. 직장인이 많다 보니 24주간 교육에 참석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컸고 특히 8주간의 기본과정은 주 2회, 3시간씩 진행하다 보니 이에 대한 부담이 컸었던 것 같다. 실전과정은 주 1회 진행하여 참석에 대한 부담은 덜했으나, 이론 위주의 교육을 따라가는 데 어려움을 겪는듯했다. 아무래도 사회적경제 초보자인 사오십 대 직장인이 일 마치고 저녁 시간에 3시간 동안 생소한 사회적경제 이론을 배운다는 것이 힘겨웠을 것이다.

1기 참가자들의 과정 개선 의견을 토대로 우선 교육 기간을 기존 24주에서 21주로 줄였다. 8주간 진행했던 기본과정을 5주로 줄이고 교육 시간도 매회 2시간으로 줄였다. 실전과정은 기존처럼 16주를 진행하되 이론 강의의 비중을 낮추고 현장 사례를 듣는 시간을 늘렸다. 수업 1교시는 이론을 그리고 2교시는 해당 주제와 관련한 현장 사례를 소개하는 시간으로 구성하고 이를 위해 멘토진을 보강했다. 모든 답은 현장에 있다. 연륜과 경험은 사물의 핵심에 가장 빠르게 도달하는 길의 이름이기 때문이다. 다양한 분야에서 앞서 경험한 멘토진의 보강은 노하우와 조언을 구하는 데도 보탬이 됐다.

지금은 1기생 분들과 얘기할 때 농담 삼아 ‘마루타’였다고 하지만, 실제로 1기생들이 과정에 참여하며 보여 준 노력과 피드백 덕에 2기 과정은 더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었다.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이 나를 사랑하게 만들 수 없음을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사랑받을 만한 사람이 되는 것뿐입니다.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의 선택입니다.
내가 아무리 마음을 쏟아 다른 사람을 돌보아도 그들은 때로 보답도 반응도 하지 않는다는 것을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신뢰를 쌓는 데는 여러 해가 걸려도,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이라는 것을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인생은 무엇을 손에 쥐고 있는가에 달린 것이 아니라, 믿을 만한 사람이 누구인가에 달려 있음을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우리의 매력이라는 것은 15분을 넘지 못하고, 그다음은 무엇을 알고 있느냐가 문제임도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최대치에 나 자신을 비교하기보다는 나 자신의 최대치에 나를 비교해야 한다는 것을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인생은 무슨 사건이 일어났는가에 달린 것이 아니라, 일어난 사건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달려 있음을.
무엇을 아무리 얇게 베어낸다 해도 거기에는 언제나 양면이 있다는 것을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언제나 사랑의 말을 남겨 놓아야 한다는 것을.
어느 순간이 우리의 마지막의 만남이 될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해야 할 일을 하면서도 그 결과에 대해서는 마음을 비우는 자들이 진정한 의미에서의 영웅임을 나는 배웠습니다.
사랑을 가슴속에 넘치게 담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나타낼 줄 모르는 사람들이 있음을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나에게도 분노할 권리는 있지만, 타인에 대해 몰인정하고 잔인하게 대할 권리는 없음을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우리가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진정한 우정은 끊임없이 두터워진다는 것을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랑도 이와 같다는 것을.
내가 바라는 방식대로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 해서 나의 모든 것을 다해 당신을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는 것이 아님을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또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친구라고 해도 때때로 그들이 나를 아프게 하고, 그렇다고 해도 그들을 용서해야 한다는 것을.
그리고 타인으로부터 용서를 받는 것만으로는 불충분하고 내가 나를 때로 용서해야 한다는 것을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아무리 내 마음이 아프다고 해도 이 세상은 내 슬픔 때문에 운행을 중단하지 않는다는 것을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환경이 영향을 미친다고 하더라도 내가 어떤 사람이 되는가 하는 것은 오로지 나 자신의 책임인 것을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우리가 서로 다툰다고 해서 서로가 사랑하지 않는 게 아님을.
그리고 우리가 서로 다투지 않는다고 해서 서로 사랑하는 게 아니라는 것도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밖으로 드러나는 행위보다 인간 자신이 먼저임을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두 사람이 한 가지 사물을 바라보면서도 보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는 것도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앞뒤를 계산하지 않고 자신에게 정직한 사람이 결국은 우리가 살아가는 데서 앞선다는 것을.
내가 알지도 보지도 못한 사람에 의해 내 인생의 진로가 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을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사람들을 도울 힘이 내게 없다고 생각할 때도 사람들이 내게 울면서 매달릴 때는 여전히 그를 도울 힘이 나에게 남아 있음을 나는 배웠습니다.

글을 쓰는 일이 대화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내 마음의 아픔을 덜어준다는 것을 나는 배웠습니다.

나는 배웠습니다.
내가 너무나 아끼는 사람들이 너무 빨리 이 세상을 떠난다는 것을.

그리고 정말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타인의 마음을 상하게 하지 않는 것과 내가 믿는 것을 위해 내 뜻을 분명히 밝히는 것, 이 둘을 엄격히 구분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것과 사랑받는 것을. (샤를 드 푸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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